본문 바로가기

미술·예술16

[국립국악원] 한국 전통음악의 중심을 지켜온 국가기관의 이야기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를 따라가다 보면,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온 공간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대한민국 전통음악의 심장이라 불리는 국립국악원이다. 오늘날 국립국악원은 국가가 관리하는 대표 국악 전문 기관이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면 신라 시대의 음성서까지 닿는다.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왕조가 바뀔 때마다 이름과 조직은 달랐어도, 궁중음악과 국가 의례를 담당하던 기관의 흐름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고 그 끝에 국립국악원이 자리하게 된 것이다. 이 기관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1950년 1월 19일이다. 공식적으로 국립국악원이라는 간판을 단 시점이다. 하지만 해방 직후 혼란 속에서 궁중음악 기관이 해체되기도 하고, 전쟁이 겹치며 제대로 된 기반.. 2025. 12. 8.
[예술의전당] 왜 하필 서초동 우면산 아래였을까 오늘날 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예술의전당은 한국 예술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간으로 꼽힌다. 음악, 연극, 오페라, 무용, 전시, 교육까지 한 곳에 모아놓은 거대한 종합예술 단지이지만, 이 공간이 처음부터 거창한 규모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반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목표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정부는 국가적 예술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국제 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문화적 위상을 보여줄 종합 예술 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1982년 1월, 예술의전당 건립 방침이 확정되며 부지 탐색 작업에 돌입한다. 초기 후보지는 지금의 대법원 부지가 있는 서초동 967번지 일대였다. 당시 이곳은 서울시청의 예정 이전지였기 때문에 새로운 상징 건물을 세우기에는 나름 .. 2025. 12. 8.
서울 도심 대표 공연장 [세종문화회관]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자리는 사실 처음부터 세종문화회관이 있던 곳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이 일대에 경성부민관이 서 있었고, 지금 서울시의회 건물로 쓰이고 있는 그 건물이 당시에는 종합 예술 시설 역할을 맡고 있었다. 광복 이후에는 시민회관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1961년 문을 연 시민회관은 공연과 집회가 열리는 서울 시민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었고, “도심 한복판의 공공 문화홀”이라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1972년 말, 시민회관이 화재로 전소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서울 중심에 변변한 대형 공연장이 하나도 없는 공백 상태가 된 것이다. 이 공백을 단순히 새 건물 하나로 메우느냐, 아니면 아예 새로운 수준의 문화 인프라를 만들 것이냐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서울시는 .. 2025. 12. 8.
[서울 숭례문] 국보 제1호로 불렸던 남쪽 정문 이야기 서울 도심 한가운데, 세종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육중한 석축 위에 올라선 웅장한 문 하나가 시선을 끈다. 우리가 익숙하게 “남대문”이라고 부르는 곳, 정식 이름으로는 숭례문(崇禮門)이다. 조선의 수도 한양을 지키던 4대문 가운데 남쪽을 담당하던 대문으로, 한때 국보 제1호로 지정되었던 건축물이다.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40, 문화재 지정 명칭은 국보 (구)제1호, 지정일은 1962년 12월 20일이다. 소유는 국유이며, 현재는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가 관리하고 있다. 분류로 보면 ‘성곽시설’에 해당하는 유적건조물이고, 시대는 조선 태조 7년, 즉 1398년으로 올라간다. ‘남대문’이 아니라 ‘숭례문’인 이유 조선은 수도 한양의 성문 이름을 오행사상과 유교적 덕목에 맞춰 지었다. 서울 4대문과 보.. 2025. 12. 3.
[서울 독립문] 청으로부터의 ‘종속의 문’을 헐고 세운 자주독립의 상징 서울 서대문구 독립근린공원 안에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자세히 보지 않게 되는 건축물이 하나 서 있다. 바로 서울 독립문이다. 지금은 도로와 공원 사이에 서 있는 석조 아치 하나처럼 보이지만, 이 문은 조선과 대한제국이 스스로를 ‘독립국’으로 선언하던 격변기, 즉 1890년대의 정치·사상·외교 환경이 응축된 상징물이다. 독립문은 1896년부터 1898년 사이에 세워졌고,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32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위치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현저동 941, 독립근린공원 안쪽이다. 원래는 그 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라, 1979년 성산대로 공사 과정에서 옛 영은문 주초와 함께 약간 옮겨 온 것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그 자리 자체가, ‘옮겨진 독립의 상징’인 셈이다. 영은문을.. 2025. 12. 3.
[국립민속박물관] 한민족의 삶과 문화를 기록하는 살아있는 생활사 아카이브 서울 종로구 삼청로, 경복궁 한켠에 자리 잡은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 그리고 세대를 넘나드는 생활양식을 연구·전시하는 국가대표 생활사 박물관이다. 정식 발족은 1992년 10월이지만 그 뿌리는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방 직후인 1945년 11월 국립민족박물관이 설립된 것이 시작점이며, 이후 여러 차례 조직과 명칭을 바꾸며 오늘날의 형태에 이르렀다.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장은 고위공무원단 나등급의 학예연구관이 맡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본관 건물은 한국 전통건축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설계자인 건축가 강봉진은 법주사 팔상전과 금산사 미륵전, 화엄사 각황전 등 전통 목조건축의 형태를 모티브로 삼아 박물관 건물을 구성했다.. 2025. 12. 1.